방화문을 선택하거나 설계할 때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사항은 바로 ‘이 문이 화재에 얼마나 견딜 수 있는가’, 즉 내화 등급입니다. 현장에서 흔히 ‘30분짜리 문’, ‘1시간 문’이라는 표현을 쓰지만, 정확히 말하면 이는 “내화 시험에서 요구 성능을 몇 분 동안 유지했는가”를 기준으로 한 등급을 의미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방화문의 내화 성능이 어떻게 평가되는지 30분, 60분, 90분 등급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 구체적으로 살펴봅니다.

내화 성능이란 무엇인가?
1) 내화 성능의 정의
내화 성능은 화재가 발생했을 때 일정 시간 동안 불꽃, 고열, 유독가스의 통과를 방지하고 구획 내 구조적 안정성을 유지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합니다.
2) 내화 성능의 평가 기준
평가 항목 | 의미 |
차염성능(Integrity, E) | 불꽃, 연기가 통과하지 않도록 막는 능력 |
차열성능(Insulation, I) | 열기를 반대쪽으로 전달하지 않는 능력 |
구조안정성(Load-bearing, R) | 자체 하중이나 기계적 충격에 견디는 능력 (주로 벽체 대상) |
방화문은 주로 E와 I 등급을 평가하며, 구조하중을 받지 않으므로 R 등급은 적용되지 않습니다.
3) 내화 성능을 판단하는 온도 기준
항목 | 내용 |
시험 화염 온도 | 30분 → 약 840℃ / 60분 → 약 945℃ / 90분 → 약 1050℃ |
내부 온도 허용 한계 | 평균 상승 140℃, 최대 상승 180℃ 이하 유지 |
즉, 내화 60분 등급이란 945℃ 이상의 열을 60분 동안 받아도 구조적 손상, 화염·열 전달 없이 견딘다는 의미입니다.
내화 등급별 시험 방식 (한국소방산업기술원 기준)
1) 적용 기준
「소방시설법 시행규칙」 및 「건축법 시행령」에 따라 한국소방산업기술원(KFI) 또는 KS F 2257, KS F 3109 기준의 내화시험 시행
2) 시험 절차 요약
① 실제와 동일한 시공 형태로 방화문 샘플 제작
② 내화 시험로(Furnace)에 설치
③ 정해진 시간 동안 열을 가하며 온도, 변형, 연기 유입 등을 측정
④ 시험 도중 아래 사항 발생 시 ‘시험 실패’ 처리됨
- 불꽃이 반대편으로 전달
- 표면 온도 상승 기준 초과
- 문짝 이탈, 프레임 손상
- 힌지 파손, 클로저 작동 실패 등
3) 시험 결과 표시
등급 | 시험 성공 조건 |
30분 | 30분 동안 구조 안정 + 차염 + 차열 유지 |
60분 | 60분 동안 동일 조건 충족 |
90분 | 90분 동안 동일 조건 충족 |
등급은 최소 기준을 충족했다는 의미이며, 실제로는 여유를 두고 설계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등급별 적용 대상 건축물 (국내 기준)
건축물 유형 | 적용 방화문 등급 |
단독주택 외부 | 30분 방화문 |
공동주택 계단실 | 60분 방화문 |
병원, 노유자시설 | 60분 이상 필수 |
지하구조물(지하주차장 출입구) | 60분 이상 |
발전소·기계실 | 90분 방화문 권장 |
특급 호텔, 대형 공연장 | 90분 이상 권장 + 자동폐쇄 연동 필요 |
실내 구획보다 외부와 연결되거나 피난 통로로 이어지는 방화문은 더 높은 등급 필요
내화 등급은 시간이 아니라 ‘성능 조건’
많은 사람들이 “30분이면 30분 딱 지나면 불에 타는 거 아닌가요?”라고 묻습니다. 하지만 내화 등급은 단순한 시간이 아니라, 해당 시간 동안 ‘정해진 조건’을 만족했는지의 여부입니다.
[예를 들면]
- 30분 방화문은 30분 지나면 무조건 타버린다 → X
- 시험 환경은 실제 화재보다 훨씬 혹독하다 → O
- 30분 방화문도 실제 화재 상황에서는 45분 이상 견디는 경우도 많음 → O
- 설치 상태, 클로저, 씰 상태가 내화성능에 결정적 영향 → O
따라서 방화문 성능은 ‘시험 결과’와 ‘현장 설치 품질’이 함께 판단되어야 합니다.
실제 화재에서 내화 등급은 어떤 의미인가?
1) 내화 등급은 생존 시간을 늘리는 설비
실제 화재 시 인명 대피 골든타임은 3~5분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전체 대피 완료까지는 건물 구조에 따라 10분~15분 이상 소요됩니다.따라서 방화문이 30~90분간 화염과 연기를 막아주는 것은 단순한 수치가 아니라, 그 자체가 ‘생존 통로 확보 시간’을 의미합니다.
2) 실제 사례
① ○○시 주상복합 화재 (2023년) 계단실에 설치된 60분 방화문 덕분에 연기 유입 없이 입주민 27명 전원 대피 성공
② ○○병원 화재 (2020년) 자동 방화문이 작동하지 않아 연기 확산 → 사망자 5명 발생, 감지기 연동·등급 인증 부재로 책임 논란
실제 화재에서 내화 시간은 단순히 견디는 것이 아니라, ‘피난 시간을 버는 장치’임을 보여줍니다.
내화 등급별 방화문의 구조적 차이
1) 두께 차이
- 30분 : 약 40~45mm
- 60분 : 약 50~55mm
- 90분 : 약 60~65mm 이상
※ 문 두께 외에도 내부 충진재, 프레임 강성, 씰 구조 등 복합 요소가 적용됨
2) 충진재의 차이
- 30분 : 미네랄울, 석고보드 단층
- 60분 : 복합방화보드 (세라믹+무기질 혼합)
- 90분 : 다층 세라믹보드 + 특수 내화재 + 열팽창 씰
내화 시간이 길수록 고온 지속에 견딜 수 있는 구조와 자재가 복잡하게 사용됨
3) 도어클로저와 부속품
- 클로저는 내열 테스트 통과 제품 필수
- 도어릴리즈는 화재감지기 연동 및 자동폐쇄 시험 통과
- 손잡이, 힌지, 문틀도 모두 일체형 성능시험 통과 제품 사용
설계자·감리자가 내화 등급을 확인하는 법
1) 설계 단계
항목 | 확인 사항 |
도면 명기 | “60분 방화문(KFI 인증)” 또는 “KS F 2257 기준” 등 명기 |
시방서 | 모델명, 제조사, 내화 등급, 시험번호 기재 |
부속품 포함 여부 | 클로저, 손잡이, 락셋 포함 여부 확인 |
2) 시공·감리 단계
항목 | 확인 방법 |
현장 부착 명판 | KFI 형식승인번호, 내화 등급 표시 |
QR 코드 | KFI 공식 웹사이트에서 인증 여부 조회 |
시험 성적서 | 실제 내화시험 결과 + 시간, 항목 등 명시 |
설치 사진 | 문 정면, 클로저, 라벨 부착 상태 기록 |
최근에는 “사진 + QR 코드 + 시험서”가 함께 준비되어야 감리에서 문제 없이 통과됨
2025년 기준 내화 등급 관련 법적 유의사항
1) 강화된 기준 요약
항목 | 2024년 이전 | 2025년 이후 (강화) |
클로저 시험 | 권장 수준 | 의무화 (작동 포함) |
문짝만 시험 | 부분 허용 | 일체형 시험만 인정 |
라벨 | 스티커만 부착 | 명판 + QR코드 필수 |
감리 서류 | 시험서만 제출 | 사진 + 시험서 + 라벨 확인 포함 |
릴리즈 장치 | 형식만 확인 | 연동시험 포함 + 설치상태 기록 |
2) 벌칙 및 불이익 사례
- 내화 등급 미표기 시 준공 반려 가능
- 가짜 라벨 또는 무인증 제품 설치 시 형사처벌 대상
- 감리자 보고 누락 시 감리불승인 처리
특히 60분·90분 방화문은 의무 인증서류 3종 (시험성적서 + 명판사진 + 설치확인서)을 반드시 보관해야 합니다.
등급은 숫자가 아니라 생명입니다
방화문에 표시된 ‘30분’, ‘60분’, ‘90분’이라는 숫자는 순한 시간이 아닌, 그 공간에서 사람을 지킬 수 있는 최소한의 시간입니다. 이 숫자 하나가 바뀌는 순간
생존률이 달라지고,
피난 구조 방식이 달라지며,
법적 책임도 달라집니다.
내화 등급은 건축 설계의 ‘마지막 안전선’이자, 화재 대응의 ‘첫 번째 방패’입니다. 어떤 등급의 방화문을 설치할 것인지는 단순히 제품이 아니라 책임과 생존, 안전의 기준을 결정하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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